국회, 패스트트랙 단축법 처리 강행…부동산 입법 놓고 여야 충돌
국회가 20일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여러 법안 처리에 나선다. 여야는 앞서 본회의 개최 자체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핵심 쟁점 법안을 둘러싼 입장차가 뚜렷해, 본회의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가장 먼저 상정될 안건은 이른바 '패스트트랙 단축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신속처리 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걸리는 심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90일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임위원회 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60일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각각 단축하고, 법사위 심사가 끝나면 곧바로 첫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그간 "일반 법안 처리에 평균 310일가량이 걸리는데, 정작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패스트트랙 대상 법안은 오히려 330일이 걸려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신속 처리가 필요한 법안이 절차 탓에 일반 법안보다 늦게 통과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여당의 논리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운영위 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고,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패스트트랙은 원래 소수 의견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검토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다수 의석을 앞세워 강행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이번 개정이 소수 정당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부동산 관련 법안도 우선 처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단축하는 도시정비법 개정안, 공공택지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공공주택법 개정안, 활용도가 낮은 학교용지를 복합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부동산 입법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차가 커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현재 부의돼 있는 110여 건의 법안을 최대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과 우주개발 진흥을 위한 법안 등 여야 이견이 비교적 크지 않은 민생·산업 관련 법안도 다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최근 선거 결과에 대한 재검표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이번 본회의가 패스트트랙 단축법과 부동산 입법을 둘러싼 정면 충돌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예정된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과, 야당의 강한 반발이 본회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국회법 개정을 계기로 정부 입법과 의원 발의 법안 모두 심사 지연 없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는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 취지 자체보다 처리 방식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여야 간 공방이 법안 통과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월 임시국회가 향후 여야 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본회의를 계기로 여야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협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갈등이 더 격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