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2.75%→3.0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16일 3년 6개월 만에 긴축으로 전환하며 2.50%에서 2.75%로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채권 전문가 대다수가 이번에는 동결을 점칠 만큼 인상 가능성을 낮게 봤던 터라, 예상을 벗어난 연속 인상 결정에 관심이 쏠렸다. 통상 한은이 금리를 조정한 직후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한두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번처럼 곧바로 다시 인상에 나선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통위가 다시 한번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 압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과 6월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도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와 환율, 부동산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불안한 신호를 보내면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관망보다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가계부채 역시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를 넘어선 상태로, 저금리 기조에서 쌓인 부채 규모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통위는 그간 회의 때마다 높은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는데, 이번 인상 결정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대출 문턱을 높여 투기적 수요를 억누르려는 의도도 함께 반영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번 인상으로 한은은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10월까지 기준금리 3.00%를 유지하게 됐다.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이라는 세 가지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한은으로서는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두 달 연속 인상이 성장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하면 당분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대출금리에도 곧바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최근 몇 년 새 주택담보대출을 끌어 쓴 이른바 '영끌족'의 상환 부담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와 30대 등 상대적으로 소득 기반이 약한 청년층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신용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함께 안고 있는 다중채무자의 경우 이자 상승분이 누적되면서 체감하는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의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상승은 주택 매수 심리를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를 우선시한 이번 결정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이 10월 이후 발표될 물가지표와 가계대출 통계에 달려 있다고 본다.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는 흐름이 확인되면 한은이 인상 기조에 제동을 걸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