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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9440억원 확정…"역대 최대"

2026년 7월 25일 (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역대 최대 규모인 9440억원의 재산분할을 명령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판결 확정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혼 조정을 신청한 지 9년 만에 나온 결론으로,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 액수의 재산분할이라는 점에서 재계와 법조계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2017년 최 회장이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조정이 결렬되자 최 회장은 2018년 정식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노 관장도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반소를 냈다. 최 회장이 2011년 무렵부터 별거에 들어갔고 이후 혼외자 존재가 알려지면서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이 소송의 배경으로 꼽힌다.

법정 판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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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는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현금 665억원 상당의 재산분할이 인정됐으나, 2심인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까지 분할 대상에 포함하며 액수를 1조3808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 항소심 판단에 재계는 물론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 관장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본 항소심의 사실관계 인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등을 재산분할 산정 근거에서 제외하면서, 최종 분할액은 항소심 때보다 약 4000억원 줄어든 9440억원으로 확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된다는 판단은 유지하되, 실제 지급은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하도록 정했다. 이는 최 회장의 SK 지주사 지배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의의 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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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기환송심 결과는 국내 대기업 총수의 이혼 소송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대주주 지분의 재산분할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선례로도 주목받는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대주주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경우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번 판결은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하면서도 실제 지급은 현금으로 한정해 지분 변동 없이 분쟁을 해소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9년을 끌어온 '세기의 이혼' 소송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양측 모두 판결 내용에 이견이 남아 있는 만큼 재상고 여부에 따라 법적 다툼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회장 측과 노 관장 측은 판결 직후 각각 입장문을 통해 판결 결과를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번 판결이 지급 방식을 현금으로 한정한 만큼 지배구조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9440억원에 이르는 현금 지급이 그룹 재무 전략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