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특검법 전격 합의…국회 정상화 물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 부실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을 7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협상을 통해 특검 추천 방식과 처리 시한에 뜻을 모았으며, 이를 계기로 22대 국회 후반기 들어 50여 일째 이어지던 원 구성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과 원 구성 방식을 둘러싸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 특검법 합의가 경색된 국회 운영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특검 후보를 정하는 방식이다. 여야는 대통령이 특검을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방식 대신 '국민추천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명씩 추천해 위원 6명을 구성하고, 이 위원회가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 3명씩 추천을 받은 뒤 그중 2명을 여야 합의로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구조다. 대통령은 추천된 2명 가운데 1명을 최종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특검의 구체적인 수사 범위와 기간, 인력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추후 여야 협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전날 국회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국회의장은 21일 본회의에서 내란·김건희·채해병 사건을 다루는 2차 종합특검의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시켰고, 해당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수적 열세 속에 필리버스터로 맞서던 국민의힘은 이후 상임위원회 활동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국회 파행 국면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부터 다시 이어지던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국회 정상화가 멀어지는 듯했으나, 하루 만에 여야가 특검법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는 선관위 특검법 공동 추진을 매개로 그동안 교착 상태에 있던 원 구성 협상에도 다시 나설 예정이다. 22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국회 정상 가동이 미뤄져 왔는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지도부는 합의 배경으로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공감대를 들었다.
6·3 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불편을 겪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선관위의 선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커져 왔다. 다만 특검법이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세부 쟁점을 둘러싼 추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범위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한정할지, 선관위 운영 전반으로 넓힐지 등을 놓고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여야는 7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라는 목표 시한에 맞춰 조율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의가 하반기 국회 운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각 상임위원회가 정상 가동되면서 그간 미뤄졌던 법안 심사와 국정감사 준비 등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이번 합의를 넘어 실제 원 구성 타결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대 특검으로 불리는 내란·김건희·채해병 사건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관위 특검이 이번 하반기 국회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가 모처럼 공동 처리에 뜻을 모은 만큼, 남은 세부 쟁점 조율 과정에서 협상의 동력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국회 운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