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요르단·쿠웨이트 미군기지 공격"…미국 "피해 없다" 반박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30일 요르단과 쿠웨이트에 있는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잇단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 이란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은 즉각 이를 부인하며 "항공기 피해는 없다"고 맞서,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이 걸프 지역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요르단 내 미군 알아즈라크 공군기지를 타격해 F-35 전투기 3대를 완전히 파괴하고, 다른 전투기 3대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해당 기지에서 미군 항공기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 이란의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내놨다. 위성사진 등을 통한 독립적인 피해 확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의 알리 알살렘 기지도 함께 공격했다고 밝혔다. 드론 격납고 2곳과 군용 항공유 저장시설 1곳을 파괴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쿠웨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다른 설명을 내놨다. 이란의 공격이 실제로는 쿠웨이트 북부에 있는 중국 기업 건물을 겨냥했으며, 그 결과 근로자 1명이 숨지고 건물이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공지한 것이다. 공격의 표적과 실제 피해 양상을 둘러싸고도 관련국들의 발표가 엇갈리면서 정확한 실상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충돌의 배경에는 앞서 벌어진 일련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8일 회동한 시점에 맞춰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공습했고, 이에 미국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폭격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튿날인 29일에는 미국이 약 엿새 만에 이란 본토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공방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차례 오간 셈이 됐다.
이란의 보복 공격 주장이 나온 직후 미국은 추가 제재 방침을 발표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란의 이번 공격 주장을 근거 없는 주장으로 규정하면서도, 역내 미군 자산과 동맹국 보호를 위한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르단과 쿠웨이트 정부 역시 자국 영토가 강대국 간 무력 충돌의 무대가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이란 갈등을 넘어 걸프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군 기지가 밀집한 요르단과 쿠웨이트가 잇달아 공격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역내 주둔 미군의 안전 문제와 함께 국제 유가 등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향후 며칠간 추가 군사적 움직임이 이어질지가 확전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이번 이란의 공격 주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중동 정세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각국 외교 채널을 통한 긴장 완화 노력도 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원유 시장을 비롯한 경제계에서도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