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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열대야 역대 최다…기상청 "평년의 3.5배,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밤"

2026년 8월 8일 (토)

기상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26년 7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는 9.7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았다. 평년치인 2.8일의 3.5배에 달하는 수치로,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2024년의 8.8일마저 넘어섰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무더위가 유독 심했던 여름이었다는 뜻으로, 전국 평균 최저기온 역시 23.4도까지 올라가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낮 기온도 예년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평년(24.6도)보다 2.2도 높았고, 1973년 전국 단위 관측이 시작된 이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더위였다.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27.7도)이었고, 그다음이 2025년(27.1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 년 새 여름철 기온 기록이 반복적으로 갱신되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은 이번 7월 더위의 특징으로 낮보다 밤의 이상 고온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을 꼽았다.

폭염 속 도심 풍경
Photo by Muffet · CC BY 2.0

지역별로는 날씨 양상이 극명하게 갈렸다. 중부지방은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호우가 잦았던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이 집중되는 이른바 '남북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전국 강수량은 220.0mm로 평년 대비 72.3% 수준에 그쳤는데, 특히 경남 지역의 강수량은 68.0mm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중부지방 일부에서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이상기후의 배경으로는 한반도 주변을 오래 뒤덮은 고기압대와 대기 정체가 꼽힌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장시간 정체하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좁혀졌고, 이로 인해 열대야 일수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는 게 기상 당국의 설명이다. 8월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은 크게 꺾이지 않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특보와 폭염중대경보가 계속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여름 뙤약볕 풍경
Photo by Robbie1 · CC BY 2.0

기록적인 열대야는 국민 건강과 일상생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냉방기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면의 질 저하와 온열질환 우려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지자체들은 무더위쉼터 운영 시간을 연장하거나 심야 시간대 취약계층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밤낮 구분 없는 더위 앞에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상청은 이번 7월 기록이 단순한 이례적 현상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이어지는 기후변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여름철 열대야와 폭염일수가 해마다 상위권 기록을 다시 쓰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계절 예보와 재난 대응 체계를 극한 기후에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8월 기후 전망에서도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어, 늦여름까지 더위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열대야가 폭염보다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낮 더위는 그늘이나 냉방시설로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지만,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신체가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해 만성적인 피로 누적과 온열질환 위험이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특히 냉방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 1인 가구와 쪽방촌 거주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야간 순찰과 임시 냉방시설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