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캄보디아 범죄피해 국민 "신속 송환·보호 총력"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와 감금 범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와 감금 등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통계를 언급하며 각국에서 체포된 범죄 연루자 가운데 한국인 비중이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피해자 보호와 신속한 송환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관계 부처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캄보디아 한국인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가 꾸려졌고, 현지에 억류되거나 피해를 본 국민의 송환 작업이 본격화됐다. 대통령실은 피해자 신변 보호와 국내 송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한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국내 송환과 수사도 함께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시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에서 한국인이 취업 미끼에 속아 현지로 건너간 뒤 여권을 빼앗기고 강제로 사기·불법 도박 조직에 가담하도록 감금·착취당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나왔다. 피해자 상당수는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 감시를 받으며 심리적 압박과 폭행에 노출됐고, 일부는 협박용 영상 촬영을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만 대규모 송환 작전이 여러 차례 이뤄질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 차원의 종합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온라인 사기나 불법 도박 등 초국경 범죄에 연루돼 체포된 한국인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6개 동남아 국가에서 초국경 범죄 혐의로 붙잡힌 한국인은 상반기에만 400명대를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네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올해 초에는 캄보디아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70명대 용의자가 한꺼번에 국내로 송환돼 조사를 받았고, 이들이 공무원 사칭이나 로맨스 스캠 등으로 수백 명의 피해자로부터 수백억원대 금전을 가로챈 정황도 확인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별도 조직에서는 피해자를 심리적·성적으로 학대하며 협박한 정황이 드러나 국내외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흐름을 계기로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와의 치안 공조 채널을 상시화하고, 국민 대상 여행 경보와 사전 경고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구인구직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하는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이 해외 범죄단지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출국 전 단계에서부터 위험 신호를 걸러낼 수 있는 예방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캄보디아 현지 공관을 통한 피해 신고 접수 창구를 넓히고, 귀국한 피해자에 대한 심리 치료와 법률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사법 절차와 신병 인도 협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실제 송환이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은 캄보디아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범죄단지에 대한 현지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해외 취업사기 범죄가 더는 개인의 부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할 안전 사안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향후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피해 규모와 송환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