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1심 벌금 1000만원…시장직 상실 기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 법원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추징금 2100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는 만큼,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현직 서울시장을 상대로 한 1심 판결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법조계와 정치권 모두 항소심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오 시장이 불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항의하고, 공표 시점을 늦춰 정치적 효과를 최소화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히 여론조사 결과를 수동적으로 전달받은 것이 아니라, 조사 내용과 공개 시점에까지 개입했다는 취지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21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공표용 3회, 비공표용 7회 등 모두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 김한정씨에게 조사 비용 3300만원 상당을 대신 지불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정치자금을 우회적으로 수수한 행위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오 시장 측은 선고 직후 판결 내용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 제공 자체는 인정하더라도 이를 직접 의뢰했다거나 대가성이 있었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향후 항소심에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1심 결과가 그대로 유지될지, 상급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명태균씨를 둘러싼 여러 정치권 인사 관련 의혹 가운데 하나로, 명씨가 여론조사를 매개로 다수의 선출직 공직자와 접촉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지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에 대한 이번 1심 판결은 명씨 관련 재판 가운데 선출직 공직자의 직위 상실 여부가 걸린 사건이라는 점에서 다른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판결 세부 내용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어, 항소심에서도 여론조사 의뢰의 대가성과 정치자금 해당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장 거취와 무관하게 시정 업무는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은 이번 판결을 두고 각기 다른 정치적 해석을 내놓으며 논평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항소심 진행 상황에 따라 서울시정과 정치권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항소심은 통상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소요될 수 있어, 시장직 상실 여부가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