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상임위 배정 놓고 내홍…원내대표실서 몸싸움까지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각 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출이 진행되던 무렵,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앞으로 2년간 활동할 상임위 배정 결과를 개별 통보했다. 그러나 희망 부서에 배정되지 못한 일부 의원들이 곧바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 내부가 크게 술렁였다.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벌어진 갈등이라 파장이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격한 반발은 대구 지역 재선인 권영진 의원 쪽에서 나왔다. 권 의원은 본회의 직후 정점식 원내대표실을 찾아가 자신이 배정받은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자리를 놓고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점식 이리 와"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항의 과정에서 정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이 원내대표실 밖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지며,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두 사람을 만류하느라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이들에 따르면 권 의원은 "이렇게 깽판을 쳐야 말을 들어준다", "멱살을 10번이라도 잡지" 등의 격한 발언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국회의원의 언행으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정 원내대표 측은 별다른 공식 대응을 자제한 채 상황을 수습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 지도부 역시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은 것은 권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희망하는 상임위나 간사 자리를 얻지 못한 다른 의원들도 원내지도부를 향해 항의성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 간 마찰을 넘어 당내 계파 간 자리다툼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특검, 부동산 정책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내온 이른바 쇄신파 의원들 사이에서 상임위 배치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받던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배정 결과에 볼멘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대여 전략이 힘을 받으려면 우선 당내 결속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내지도부 차원의 물리적 충돌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상임위 활동을 통해 정부·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야당의 명분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당 안에서도 이번 사태를 두고 "제 코가 석 자인데 어떻게 정부 견제를 논하겠느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로 불거진 내부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는 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후반기 국회 운영 초반부터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향후 원내 전략 수립과 지도부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임위 배정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많아, 이번 논란이 당장 배정 결과 변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지도부에 대한 내부 신뢰 회복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상임위 배정 절차 자체를 보다 투명하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