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표결 임박…31일 처리 전망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이 예고대로 무제한 토론, 이른바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곧바로 발언대에 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마자 본회의장 표결 없이 토론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를 함께 제출하며 맞섰다. 이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지 하루 만에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여야의 대치 국면은 곧바로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옮겨간 모습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토론 종결 동의안은 제출된 지 24시간이 지난 뒤 표결에 부칠 수 있다. 민주당이 30일 오후 4시6분에 종결 동의안을 냈기 때문에, 31일 오후 4시6분 이후 본회의에서 종결 여부를 묻는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강제로 종료되고, 곧바로 법안 자체에 대한 표결로 넘어가게 된다.
현재 의석 구도상 종결 동의안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162석을 보유하고 있고, 조국혁신당 12석, 기본소득당과 사회민주당이 각 1석씩을 더하면 범여권 의석만으로도 5분의 3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31일 오후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고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개정안은 검사가 경찰의 송치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폐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민주당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불완전하게 남아 있던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2단계 검찰개혁 입법'이라고 이 법안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본회의 상정 직전에야 법안 내용이 공개된 점을 문제 삼으며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한 졸속 처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여야가 이처럼 법안의 취지와 처리 절차 모두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필리버스터 정국은 강대강 대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법조계 반응도 엇갈린다. 검찰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의 통제력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휘부에 대한 불신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경찰 쪽에서도 전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만은 아니라는 것인데, 형사법 학자들 사이에서는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 없이 경찰 수사를 그대로 넘겨받는 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법부와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제도 시행에 따른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이번 개정안 처리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검찰의 수사 개입 여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형사사법 체계에 또 한 번 굵직한 변화가 생기게 된다. 다만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이나 인권 보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후속 논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안 통과 이후에도 시행령 정비와 수사기관 간 협의체 구성 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종료 이후에도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이번 형소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은 본회의 표결 이후에도 한동안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여야 모두 검찰개혁의 방향성 자체보다는 처리 절차의 정당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법 시행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