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검찰총장 대행,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통과에 사의 표명

2026년 8월 1일 (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8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한 형소법 제196조를 전면 삭제하는 것으로,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지게 된다. 법안이 통과되자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사직서를 제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표결은 재석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압도적인 찬성률로 법안이 확정되면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불완전하게 남아 있던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제도적으로 사실상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건물 외관
Photo by Fæ · CC BY 2.0

구자현 대행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각계 전문가들과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남겨진 상태에서 형소법이 개정되는 것에 대하여 저 또한 책임을 통감하고 방금 전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그런 이유로 제도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피해자 등 사건관계인을 보호하는 검찰제도의 본질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행 체제로 조직을 이끌어온 그가 법안 통과 직후 곧바로 거취를 정리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짧게 논평했다. 야권 일각에서 요구해온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는 분명히 거리를 두는 모양새로,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부담을 국회에 넘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신장식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찰이 깡패처럼 휘둘러 온 수사권이 형사소송법에서 삭제됐다"며 "검찰의 특권이 다른 이름,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끝내 국민 여론을 저버리고 소수 강성 지지층의 손을 들어줬다"며 "오늘부로 '빽' 없는 선량한 국민은 국가가 마지막으로 제공하던 법률적 안전장치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법원 청사 건물
Photo by Jeffrey Beall · CC BY-SA 2.0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졌던 이른바 '장윤기 사건' 등을 거론하며,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이 약화될 경우 사건의 실체 규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수사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개정 형소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1년 이내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에 시행된다.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맞물려 후속 준비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검찰총장 대행의 공백을 메울 후임 인선도 이 과정에 맞춰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 임명되는 대행이 공소청 초대 수장까지 이어서 맡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형소법 개정을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공방은 본회의 통과 이후에도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