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 법사위 소위 통과…국민의힘 반발 퇴장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이뤄졌으며,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충분한 검토 시간 없이 개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반발하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 온 사법개혁 관련 법안이 다시 한번 국회 상임위 문턱에서 정면충돌한 모습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가 보완수사를 포함해 직접 수사에 나서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데 있다. 대신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그대로 남겨두되,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사유와 구체적 내용, 이행 기간, 이행 결과를 관리하는 절차를 법으로 명문화했다. 사실상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축소하면서도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셈이다. 여당은 이를 통해 수사와 기소를 명확히 분리하는 원칙을 법 조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못박겠다는 구상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는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함께 쥐면서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비판에서 출발했다. 특히 정치권과 권력형 사건에서 검찰이 선택적 수사, 표적 수사, 무리한 별건 수사에 나선다는 논란이 반복되면서 검찰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검찰 개혁 논의의 핵심 배경이 됐다.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부여된 이후에도, 검찰이 보완수사 절차를 활용해 사실상 수사를 이어간다는 지적이 여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완수사권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데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면 부실 수사를 바로잡을 안전장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보완수사권이 증거를 보완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최소한의 견제 수단이라며, 이를 폐지할 경우 피해자 보호에도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의 수사 역량과 신뢰가 아직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제도를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이 그동안 보완수사권을 명분으로 사실상 직접 수사를 이어가며 경찰 수사 결과를 뒤집거나 별건 수사로 확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번 개정을 통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원칙을 보다 명확히 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개입 여지를 줄이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을 2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30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과정에서도 여야 간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필리버스터 등 절차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처리 속도를 늦추겠다는 입장이어서, 개정안이 예정대로 이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다른 사법개혁 관련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가 결국 본회의를 통과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만큼, 이번 형소법 개정안 처리 과정이 향후 정기국회에서의 사법개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계속 축소되는 흐름 속에서, 향후 경찰 수사에 대한 실효적인 견제와 국민 신뢰 확보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