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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發 메모리 업황 경계감…SK하이닉스·삼성전자 이틀째 급락

2026년 8월 8일 (토)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이틀 연속 크게 흔들렸다. 지난 6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37% 급락한 채 장을 마쳤고, 삼성전자도 6.3% 넘게 밀려나며 코스피 전반을 끌어내렸다. 이날 두 종목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하락세는 하루 만에 그치지 않았다. 7일에도 SK하이닉스는 4.88% 추가로 내리며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급락의 도화선은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의 실적 발표였다.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2% 늘어난 89억 65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84억 8000만 달러를 웃도는 호실적이었다.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전망이었다. 회사가 제시한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중간값이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샌디스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가량 급락했다.

집적회로 클로즈업
Photo by Dano · CC BY 2.0

호실적에도 주가가 꺾인 배경에는 메모리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의문이 자리한다. 그동안 인공지능발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제조사들의 매출총이익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는데, 내년부터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모델 훈련에서 추론 작업으로 옮겨가면 이런 고마진 국면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에게 향후 실적에 대한 "신념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샌디스크발 충격은 국내 증시에만 머물지 않았다.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였고, 국내 업계는 낸드 기술 경쟁력 강화로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의 합작 관계를 통해 332단 낸드 등 차세대 적층 기술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 자체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가격 상승 압력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이번 급락을 놓고도 시각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거래소 내부
Photo by mikecohen1872 · CC BY 2.0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업황 훼손보다는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주가에 대한 단기 차익 실현과 심리적 되돌림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두 종목 모두 올여름 들어 사상 최고가 부근까지 오른 뒤였던 만큼, 실적 자체보다 가이던스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틀째 이어진 점은 투자심리가 당분간 조심스러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다음 주로 예정된 국내외 반도체 관련 지표와 개별 기업들의 후속 코멘트에 쏠리고 있다. 메모리 가격 협상 동향과 주요 고객사의 주문 추이가 재확인되면 변동성이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단기 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도체 업종 비중이 큰 코스피 특성상 이번 흐름이 지수 전반의 방향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가는 이번 조정이 실적 자체의 훼손이 아니라 눈높이 조정 과정에 가깝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 발표 시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는 반면,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비중을 줄이자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어 당분간 투자자별 매매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두 종목의 특성상 향후 며칠간 수급 동향이 주가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