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주담대 잔액 평균 2억원 첫 돌파…신규 취급액도 40대 첫 추월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잔액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억원을 넘어섰다. 2분기 20대의 1인당 평균 잔액은 2억394만원으로, 1분기 1억9819만원보다 575만원 늘었다.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전방위로 높이고 있는 와중에도 20대 대출 규모만 유독 불어난 것이어서, 이례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신규 취급액이다. 20대의 차주당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1분기 2억2825만원에서 2분기 2억3217만원으로 392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모든 연령대의 신규 취급액이 일제히 줄어든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그 결과 20대의 신규 주담대 규모가 40대를 앞지르는 현상이 이번 통계에서 처음 나타났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신규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흐름 속에서 유독 가장 젊은 차주층의 대출 규모만 커진 셈이다.
전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흐름은 정반대다. 전 연령을 합산한 차주당 신규 주담대 취급액 평균은 2억829만원으로, 1분기보다 2110만원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시행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대출 한도 축소 조치가 시장 전반에 뚜렷한 제동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대출 문이 전반적으로 좁아진 가운데 20대만 상대적으로 예외였다는 점이 이번 통계의 핵심이다.
한국은행은 20대의 대출 증가 배경으로 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의 대출 규제는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매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실수요자로 분류되는 생애최초 대출자에게는 상대적으로 통로를 열어둔 결과 20대가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았다는 설명이다. 20대 상당수가 첫 주택 구입에 나서는 실수요자인 만큼,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번 통계는 30대 차주의 대출 비중과 잔액도 함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하고 있어, 20~30대 청년층 전반의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소득 기반이 상대적으로 얕은 연령대에서 대출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상환 능력 측면에서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생애최초 주택 구입 수요 자체를 무리하게 억누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규제와 실수요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20대의 대출 확대가 자산 형성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금리 변동이나 소득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짚는다. 특히 이번 통계 기간 동안 전체 신규 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20대만 예외적으로 늘었다는 사실은, 향후 가계부채 관리 정책을 설계할 때 연령별 특성을 세분화해 접근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분기별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를 통해 연령대별 대출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실수요자 보호와 가계부채 총량 관리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의 주담대 증가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청년층 주택 구입 패턴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다음 분기 통계를 통해 추가로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