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킴 2500가구' 용산공원 특별법, 26일 처리 불발…다음주로 연기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법안으로 꼽혀온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여야 원내운영수석부대표들은 이날 회동에서 용산공원 특별법을 비롯해 도시정비법, 도시재정비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들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다음 주에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야가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막판까지 조율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처리가 한 주 미뤄지게 됐다.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의 핵심은 용산 캠프킴 부지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캠프킴은 과거 주한미군이 사용하다 반환된 용산 기지 인근 부지로, 현재 규정대로라면 공원녹지 비율 제약 때문에 활용이 제한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 기준을 완화해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골자다. 이 부지에 계획대로 주택이 들어서면 2500가구 규모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상징적 사업으로 주목받아왔다.
법안 처리가 늦춰진 직접적인 배경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이견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첫 회동에서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26일 오전 다시 만나 용산공원 활용과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추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 협의 결과를 지켜본 뒤 법안 내용에 반영해 처리 시점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앞서 지난 20일 여당 주도로 '패스트트랙 단축법'이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반면 용산공원 특별법은 그때도 여야 간 이견으로 처리가 유보됐던 사안이다. 패스트트랙 단축법과 달리 용산공원 특별법은 중앙정부와 서울시라는 별개의 이해당사자 간 조율이 추가로 필요한 사안이어서, 국회 내 여야 협상만으로는 처리 시점을 확정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시정비법과 도시재정비촉진법 개정안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함께 보류됐다. 이들 법안 모두 주택 공급 확대라는 큰 틀에서 서로 맞물려 있는 데다, 규제 완화의 구체적 범위와 적용 대상을 놓고 조율할 지점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여야는 국토부와 서울시의 협의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관련 법안들을 일괄적으로 다음 본회의 안건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공급 확대를 기다려온 실수요자와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처리 지연이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인 만큼, 성급하게 처리하기보다 세부 내용을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추가 협의 결과에 따라 법안의 구체적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다음 주 본회의에서 실제 처리가 이뤄질지, 또다시 조율이 필요해질지는 이번 주 후반 두 기관의 협의 진척 상황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캠프킴을 시작으로 도심 내 유휴 국유지를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원녹지 기준 완화가 다른 도심 개발 사업에까지 규제 완화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여야가 다음 주 처리를 목표로 재차 조율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국토부와 서울시의 협의 결과가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